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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PBC(가톨릭 평화방송) - 울주군 천주교 순례길
    언양성당  작성일 2020.01.12  조회 220     

 

 

 

CPBC(가톨릭 평화방송) "열린세상 오늘, 윤재선입니다"와 김현 안셀모 신부님의 "울주군 천주교 순례길"에 관한 인터뷰 내용 전문내용입니다. 그리고 하단의 주소를 클릭하시면 다시 듣기를 하실 수 있습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nwPMt_tYqJk&fbclid=IwAR3-XDaEXQWmJUZ9SEAfCzyuqO1wr8OdKnKggoC4qtTN1IcClqpKri3PgIo? 

 

○ 방송 : cpbc 가톨릭평화방송 라디오 <열린세상 오늘>○ 진행 : 윤재선 앵커
○ 출연 : 김현 안셀모 신부 (부산교구 언양본당 주임)
 

[인터뷰 전문]
요즘 국내 천주교 신앙유적지들을 찾는 사람들의 발걸음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교황청 지정 서울 순례길부터 산티아고길 못지않게 의미가 큰 순례길이 전국적으로 많은데요.
최근 울산 울주군에도 천주교 순례길이 조성됐습니다.  
울주군과 <울주 천주교 순례길>을 함께 준비하신 부산교구 김현 언양본당 주임신부 연결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현 신부님, 안녕하십니까?
▶안녕하세요.

 

 

▷울주군을 영남지역 천주교 신앙의 발원지라고 하는데요. 천주교가 언제 어떻게 전해진 곳입니까?  
 

▶언양성당은 영남지역의 신앙의 발원지와도 같은 곳입니다. 조선 말기의 박해시대를 잘 이겨내고 신앙공동체가 형성되어 곳곳으로 신앙의 씨앗이 뿌려진 곳입니다. 우리나라에 천주교가 전례된 것은 1784년입니다. 언양지역은 그로부터 6년 후인 1780년에 오한우와 김교희라는 분이 한양에 올라가서 세례를 받고 그 신앙을 이 지역에 전파하심으로써 본격적으로 천주교가 전파되었다고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오한우와 김교희가 어떻게 천주교를 알게 되었을까' 개인적으로 추론해보니, 언양지역의 산너머 동네가, 바로, 김범우 토마스가 유배 온 밀양 단장이라는 곳입니다.  지극히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아마도 김범우 토마스가 유배 왔을 당시에, 신앙의 씨앗이 어느 정도 산 너머 이 곳 마을까지 전해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이 곳 언양지역의 유적지로는 제일 먼저 죽림굴을 들 수 있습니다. 죽림굴은 간헐산 산 중턱에 자리하고 있는 자연동굴인데, 우리나라의 두 번째 신부님이셨던 최양읍 토마스 신부님께서 사목방문 중 1860년 경신박해를 만나 수많은 교우들과 함께 이 곳에서 피신해 계시면서 마지막 서한을 쓰신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언양지역 곳곳에서 신앙선조들의 발자취를 느낄 수 있는데, 죽림굴 이후  형성된 살티공소를 비롯한 7곳의 공소들입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결과물로, 선조들의 피와 땀으로 계승해준 위대한 신앙의 유산이자 결과물이 바로 언양성당입니다.  
언양성당은 1927년 설립되어 올해로 92주년을 맞이했고,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이자 등록문화재 103호로 지정된 곳입니다. 그리고 총 696점의 유물을 소장하고 있는 신앙유물전시관이 있는데, 이중 460점은 자랑스럽게도 1996년 바티칸문화재로 등록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올해가 기해박해 180주년인데, 기해박해 때 돌아가신, 앵베르 주교님과 모방, 샤스탕 신부님, 그리고 김대건 신부님의 유해를 모신 유해 참배실이 있습니다.  
 
 

▷전국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까? 많이들 다녀가시나요? 이번에 울주군과 함께 지역의 유적지들을 천주교 순례길로 조성했는데요, 어떻게 순례길을 만들자고 제안을 하셨습니까?
 

▶한국사회가 발전하고, 삶의 여유와 질이 향상되면서 많은 국민들이 여가생활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신앙 안으로, 특히 성지순례로 관심을 가지시는 분들이 많아지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국 천주교 주교회의에서도 그 트렌드에 발맞춰서 『한국 천주교 성지순례』라는 책자를 발간하고, 언양성당도 그 곳에 등재되어 있다 보니, 저희들이 추정하기로 연간 5만명 이상의 순례객들이 찾고 있는 것을 헤아려 집니다.  
그리고 언양성당은 지역사회에서 최초의 서양식 석조 건물입니다. 그러다보니, 설립당시에도 울산에서부터 도시락을 싸서 구경하러 오던 지역 명소이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나라에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고 난 후, 각 지자체에서 관내의 명소들을 개발하고 소개하는 사업들이 시작되면서, 다시금 언양성당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게 되었습니다.
지자체에서 언양지역을 소개하기 위해 조사를 하다보니 언양지역에 천주교가 아주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왜냐하면, 언양지역은 조선시대에는 언양현이라는 지위를 가질 만큼 중요한 곳이었습니다. 그래서 언양읍성도 아주 크게 자리 잡고 있고, 언양읍성 안에는 옥샘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그런데, 이 곳에서 언양지역의 신앙 선조들이 모진 고문과 박해를 받으면서도 끝까지 신앙을 지켰고 그 신앙이 전승 되어 신앙촌을 형성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역사와 흔적들이 스려 있다보니 지자체에서도 자연히 언양지역 뿌리와 바닥부터 자리 잡고 있는 천주교의 신앙과 역사들을 새롭게 알게 되었고, 재조명의 차원에서 울주군 천주교 성지순례길을 저희 언양성당 공동체와 함께 조성하게 되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1886년 한불수호조약이후 프랑스의 선교사들의 전교활동이 자유로워지면서, 이미 천주교 신앙촌이 형성되었던 이곳에 프랑스 선교사들이 자리를 잡게 됩니다. 그 영향으로 문화적인 부분에서 언양 지역민들은 많은 수혜도 입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100여 년 전 생소했을 수 있는 연극공연이라든지, 가톨릭 성가를 보급하기 위해 서양음악이 알려지게 되었고, 교육에도 관심이 많았던 선교사들의 영향으로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교우들을 중심으로 기초교육들이 이루어짐으로써 문명사회로 나아갈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 결과 아마도 언양지역에 신지식인들이 많이 나오지 않았을까하고 조심스레 짐작해 보게도 됩니다.  
그리고 현재 근대문화제로 지정되어있는 언양성당과 구 사제관은 울산지역 최초의  고딕식 석조건축물로써, 많은 이들의 관심을 촉구하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매 미사시간 전에 울려 퍼지는 종소리는 지역민들에게 시간을 알려주는 역할을 했기 때문에, 시계가 귀했던 시절 성당의 종소리를 듣고 시간을 가늠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아직도 성당에서는 미사 시간 전에 종을 울리고 있습니다.  
 

▷순례길은 어떻게 여러 갈래 길이 있습니까? 코스는 어떻게 되나요?
 

▶성지 순례길은 크게 3코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코스는 신유박해(1801년)이후 박해를 피해 언양 지역으로 모여든 신자들이 형성한 교우촌을 둘러보는 길로 인보성당에서 시작해 하선필? 상선필? 탑곡공소에 이르는 8.1km의 길입니다.  
순례길의 가장 중심이 되는 2코스는 언양성당에서 출발해서 길천, 순정, 살티공소를 거쳐 살티 순교성지에 이르는 13.1km에 이르는 여정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3코스는 국내 유일의 천연 석굴 공소인 죽림굴을 찾아 영남 알프스에 오르는 길입니다. 배내골에서부터 3.2km 산길을 걸어 죽림굴(옛지명 대재공소)에서 순례를 마무리 하는 여정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울 순례길에는 서울 한복판에 표지석 하나로 남은 유적지들도 있는데요. 울주 순례길의 신앙유적지들은 어떻습니까? 보존이 잘 되어 있습니까?
 

네, 나름 보존이 잘 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저희 언양성당을 거쳐가셨던 수많은 신부님들의 관심과, 그리고 대대손손 이어오는 신앙의 정신을 함양한 교우분들께서 선조들의 발자취와 흔적들 잘 보존하고 계십니다. 하나 안타까운 것은 1839년 기해박해를 피해, 경주, 밀양, 의성 등지에서 피신해 온 분들께서 새우신 탑곡공소는 지금은 장소만 남아서 현판으로만 저희들이 기억하고 소개하고 있습니다.  
 

▷순례길 3코스 모두 다 걸어보셨습니까? 개인적으로 많이 걷거나 의미가 큰 순례코스가 있으세요?
 

▶3코스 모두 다 걸어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3코스 다 모두 의미가 있습니다. 1코스인 인보성당에서 탑곡공소까지의 구간은 험난한 산길로 이어져 있는데, 2011년 울산대리구 청년연합회 회원 100여명과 함께 태풍이 불던 밤에 함께 그 코스를 순례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2코스는 지금 저의 삶의 자리로 자리하고 있는 곳이라 일상이 되었고, 3코스인 죽림굴은, 개인적으로 등산을 좋아해서 자주 오르는 곳입니다. 가끔 야간 산행을 하게 되는데, 옛 선조들께서 포졸들의 눈을 피해서 달빛과 별빛의 인도를 받아서 이렇게 밤에 필요한 물건을 구하러 다니시지 않았을까 하고 상상해 보기도 했습니다.  
 

▷전국적으로 천주교 순례길이 잘 조성된 곳들이 많은데요, 울주 순례길을 만드실 때 가장 염두에 두신 점은 뭔가요? 
 

처음부터 지자체와 함께 이 사업을 기획할 때, 울주군에 있는 근대 문화유산들을 소개하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언양지역은 천주교 선교사들과 교인들에 의해서 근대 문화들이 전파되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처음의 기획의도처럼 천주교 신앙인들만을 위해서 조성한 길이 아닙니다.  그리고 프랑스 선교사 분들께서도 언양지역에 머무시면서 직접 선교라는 편협한 목적이 아니라 이웃에 대한 사랑과 나눔의 실천으로 지역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문화적 자원을 공유하고 교육 등을 지원하셨습니다.  
이런 마음들을 저희들도 계승해서 울주군 천주교 순례길이 천주교 신자들 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근대문화유산을 통해 천주교를 알아갈 수 있는 마중물의  역할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무래도 순례객들이 많을수록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할텐데요. 순례길 안내나 관리는 어디에서 하게 되나요?  
 

언양성당에는 성지위원회가 조성되어 있습니다. 회원수가 30여명을 헤아립니다. 성지위원회는 올 해 초 새롭게 조직을 개편해서, 성지관리회, 성지해설단, 신앙유물전시관 관리팀, 성물판매소로 구성되어 활동하고 있습니다. 성지해설을 원하시는 분들은 언양성당 사무실로 문의를 주시면 '양업회'라는 이름의 성지해설단에서 안내를 잘 해주실 것입니다.
 

▷울주 천주교 순례길의 의미랄까요. 신앙적으로, 또 천주교 역사로도 어떤 의미가 크다고 보시나요?
 

▶앞서도 계속 말씀을 드리지만, 울주군 천주교 순례길은 조선 말기, 신앙의 선조들께서 천주교의 박해를 잘 이겨내고 신앙공동체를 설립하고 전해 준 곳입니다. 그러기에 곳곳에 선조들의 정신과 얼을 엿볼 수 있는 곳입니다. 그동안 천주교 안에서만 이런 의미들을 재조명하고 귀하게 여겼지만, 이제는 지자체에서 먼저 나서서, 신자들 뿐 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까지도 그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한다는 데에서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울주 천주교 순례길로 조성으로 기대하는 점이나 바라는 점이 있으세요?
 

▶오늘날 현대의 신앙인들은 본인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물질문명과 자본주의에 의해 또 다른 박해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런 신앙인들에게는 이 곳 울주군   천주교 순례길은 무력 앞에서도 가톨릭 신앙을 고백하고 살아온 선조들의 정신과   얼을 함양하고 계승할 수 있는 곳이기에 좋은 본보기가 될 수 있는 곳입니다.  
이런 점에서 많은 분들께서 이 곳을 찾아오셔서 그 정신과 얼을 함양해서 새로운 박해의 시대를 잘 극복하고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드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이 순례길은 가톨릭 교우들에게만 국한시키는 것이 아니라 지역사회와 연계하여 지역민들과 함께하는 장소로 공유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프랑스 선교사들이 그러하셨듯이 순례길이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또한 영남 알프스라는 아름다운 자연의 한 가운데에서 쉼을 얻고 자연과 교감하면서 하느님의 사랑을 느끼고 평화를 만끽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요즘 해외 성지순례 못지않게 보물 같은 국내 천주교 순례길이 많고 또 찾는 사람들이 많아서 좋은데요. 신앙인이든 믿음이 다른 사람이든 순례를 잘하기 위한 방법이나 꼭 당부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까요?
 

▶요즘 자신의 신앙과는 무관하게 우리나라 사람들이 산티아고 순례길을 많이 찾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그 길의 본질적 의미와 취지를 모르다 보니 순례길의 지역민들에게 많은 실례와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언론의 보도를 들었습니다. 그래서 울주군 천주교 순례길도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는 이 순례길에 대한 조성의 취지와 목적이 잘 홍보되어서 순례길을 찾는 많은 분들이 이 순례길 때문에 언양 지역사회에 피해가 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런 점에서 평화방송에서도 저희 순례길을 많이 홍보해 주시고, 또 저희 성당에서도 이미 홍보용 팜플랫을 제작해서 보급하고 있고, 울주군에서도 이 번에 패스포트를 만들어서 홍보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이곳을 방문하시기 전에 미리 이 순례길의 취지와 목적을 잘 숙지한 후에 이곳을 찾아서 순례해 주셨으면 감사드리겠습니다.   
 

▷지금까지 울산 울주군과 <울주 천주교 순례길>을 함께 준비하신 부산교구 김현 언양본당 주임신부 만나봤습니다. 신부님, 인터뷰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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