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 담근 김치를 들고 아버지가 오셨다.
눈에 익은 양복을 걸치셨다.
내 옷이다. 한 번 입은 건데 아범은 잘 안 입는다며
아내가 드린 모양이다.
아들아이가 학원에 간다며 인사를 한다.
눈에 익은 셔츠를 걸쳤다.
내 옷이다. 한 번 입고 어제 벗어 놓은 건데
빨랫줄에서 걷어 입은 모양이다.
.
.
.
- 참 마음에 와닿는 시 한 편입니다. 가족이 되어간다는 것이 무엇인지 금방 알아들을 수 있는 아름
다운 시입니다. 스스럼 없이 서로의 것을 나누는 마음이 이 쓸쓸한 계절에 마음을 훈훈하게 만들어
줍니다. 모든 분들이 따뜻한 하루, 훈훈한 한 달, 아늑한 한 해를 보내기를 바랍니다.
|